
2026.04.06
도시는 생각보다 많은 박자를 품고 있다.
이어폰을 빼고 달리면, 도시는 갑자기 훨씬 입체적으로 들리기 시작합니다. 교차로에서 멈췄다가 풀리는 신호음, 멀리서 지나가는 버스의 진동, 편의점 문이 열릴 때 나는 짧은 전자음까지 모두 다른 템포를 만듭니다.
그 소리들 사이를 지나가다 보면 내 호흡이 도시의 배경음과 섞이는 순간이 있습니다. 음악 없이 달리는 날은 성취보다 관찰에 가까운 러닝이 됩니다.
그렇게 들은 도시의 소리는 이상하게도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을 더 단단하게 정리해 줍니다. 바깥의 리듬을 듣는 동안 안쪽의 소음은 조금씩 잦아듭니다.